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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25년 7월의 생각들"
date: "2025.08.03"
source: "naver"
sourceUrl: "https://blog.naver.com/kilo_hotel_juliet/223957713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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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년 7월의 생각들

## 100조 프로젝트

![이 정도 볼륨의 리서치는 참으로 오랜만](/thoughts/media/thoughts-2025-07/image-01.png)
_이 정도 볼륨의 리서치는 참으로 오랜만_

근 3주 눈에 불을 켜고 아이템만 찾아다녔다. 수많은 리서치와 사고실험, 커피챗과 인터뷰가 즐겁긴 하지만 정말로 지난하고 고통스러우며 막막하고 어려운 과정이다. 정답이 없어서 문제인 것인데, 지금 제일 성공한 회사들만 봐도 그렇다. 하버드 이상형 월드컵으로부터 시작하여 세계 최대의 네트워크를 창조한 회사가 있고, 취미로 차고에서 컴퓨터 만들다가 세계 최고의 럭셔리 브랜드를 만든 회사가 있는 반면, 인류를 환경 문제에서 해방시키겠다는 원대한 사명을 20년 넘게 고수하며 몸집을 키운 회사도 있다. 일론 머스크가 샘 알트만과 10년 전 손잡고 AI 연구소를 설립할 때 그들이 10년 뒤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B2C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줄 누가 알았겠나. 그렇지만 정답은 아니더라도 정도는 있지 않을까 싶어서 YC 유튜브를 뒤적거렸는데 뽀글머리 아저씨는 '일단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에서 시작해라'라고 말하고 빡빡이 아저씨는 '너무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은 남들이 모방할 수 있어 좋지 않고 그건 함정이다'라고 말하길래 아 여긴 정말이지 정도조차 없는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모종의 완결된 논리만 존재한다면 어떤 방법이든 상관없을 것 같아 몇 가지 전제로부터 출발한 나름의 방법론을 고안하여 실행에 옮겼다. 전제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1)$100B 시가총액을 가진 회사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기, 2)AI의 시대에도 기업들이 충족시키는 고객의 본질적 니즈는 유지되리라는 생각, 3)그들이 가지고 있었던 Founder-Problem Fit과 아이디어의 기원을 구조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 그리하여 현시대를 정의하는 시가총액 $100B 이상의 기업을 쭉 리스트업 해보았는데, Aramco나 Maotai와 같이 도메인 탐색 과정에 큰 도움이 안 될 국영 기업을 빼니 대략 180개가 남았다. 거기에 시가 총액이 조금 낮지만 충분한 시대적 의의를 지니거나(ex : Figma, Coupang, Roblox) / 비상장사이지만 충분히 시가총액이 큰(ex : SpaceX, SHEIN, Stripe) 기업들 20개를 추가하여 200개를 맞췄다. 다음으로 AI 시대에 가장 주목받는 기업들을 리스트업했는데, 포브스 AI 50 리스트에서 뺄 거 빼고 추가할 거 추가해서(이를테면 Lovable 같은 기업이 포브스의 리스트에는 없었다) 60개를 맞췄다. 이렇게 정리한 '현시대 Top 200'과 'AI 시대 Top 60'에 대해 1)그들의 BM과 도메, 2)그들의 Founder-Problem Fit, 3)그들이 아이템을 찾은 방법, 4)그들이 충족시키는 인간의 본질적 니즈(Save, Earn, Protect, Create, Connect, Impress, Delight 의 7개로 그룹화하였다), 5)그들의 비즈니스 스케일을 리서치했다.

토큰 한계도 있고 리서치의 목적 상 딥 리서치를 이용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을 것 같아 Gemini의 기본 웹 서치를 활용했는데, 나는 세상에 Gemini Advanced 요금제에 2.5 pro 사용 한도가 있었는지 그날 처음 알았다! ChatGPT는 그래도 한도 다 되면 알려주기라도 하는데 Gemini는 갑자기 끊어버린다 - 구글은 차갑다.

어디서 어떤 인사이트가 나올지 감이 안 와서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다양한 컬럼들에 대하여 리서치를 진행했는데, 핵심 인사이트는 '본질적 니즈' 단에 존재했다. 그러니까 현시대 최고의 기업들이 비교적 '고르게' 충족시켜주고 있는 7가지 본질적 니즈 중 AI 시대 최고의 기업들이 충족시켜주고 있는 니즈는 극히 일부다. 이를테면 현시대 최고의 B2B 기업들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니즈인 Protect(자신의 자산과 생명을 보호 - 보험, 제약, 은행 등이 대표적)는 Shield AI 정도를 제외하면 AI 시대의 회사들이 전혀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니즈다. 한편 B2C 킬러 서비스들의 경우 Create(창조적 행위와 개인의 성장) 니즈에 몰려 있는데 Midjourney, Suno, Runway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Cursor와 Windsurf, Icon과 Cluely 등 AI-Native Prosumer 서비스들이 득세하고 있는 한편 AI-Native 킬러 플랫폼이 아직까지 등장하지 않았음은 특기할 만하다.

이후 'AI 레버리지가 충분한가(다시 말해 나오지 않은 이유가 있는가)', '세상에 가치를 더할 수 있는가', '내 가슴이 뛰는가', '현실적으로 초기 진입이 가능한가' 등의 기준을 도입하여 도메인별 평가를 진행했고 B2B-Protect-컨설팅 / B2C-Delight-미디어&엔터 도메인 두 개를 남겨서 열심히 팠다. 미디어&엔터 쪽은 딱히 떠오르는 게 없는 반면 컨설팅 쪽은 해당 산업이 만들어내는 가치에 대한 오래도록 가져온 회의감 + 해당 산업이 AI에 의해 Disrupt되리라는 확신이 겹쳐 정말이지 뭣도 모르지만 열심히 파보고 있다. 파면 팔수록 전문성이 없는 내가 못 할 이유가 늘어가지만 그럴 때마다 허준이 교수님의 '근거 없는 자신감' 이론을 되새긴다. 패트릭 콜리슨, 브라이언 체스키는 전문가여서 성공했나, 그렇다면 내가 못할게 뭐 있나. 최고의 창업가들이 그들이 사업의 영역에서 성공적인 만큼 지능의 영역에서 고지능자겠거니 막연히 생각하며 나의 부족한 지능(세계에서 top 100 안에 들지는 않을 테니)을 원망했건만 찾아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아서 자신감이 배가됐다. 여하튼 관련하여 좋은 인사이트를 주실 수 있거나 좋은 분을 소개해 줄 수 있는 분이 계시다면 연락 주세요 밥이라도 사드리겠습니다ㅎㅎ

[TMI 1] '비즈니스 스케일'에 대한 부연 설명

100조 기업이 되려면 정말 넉넉잡아 EV/Revenue 멀티플 10배를 적용해도 매출이 10조는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멀티플 100배짜리 미쳐돌아가는 기업이 하나 있긴 한데 각설하고... 그럼 연 매출 10조를 찍으려면 다음 중 한 가지의 길을 택해야 한다.

1) 수천 원을 수십억 회 팔기 ($1 Scale : Coca-Cola, Starbucks, VIsa)

2) 수만 원을 수억 회 팔기 ($10 Scale : Netflix, Google, Meta)

3) 수십-수백만 원을 수백-수천만 회 팔기 ($100-1k scale : Apple, Walmart, T-Mobile)

4) 수천만-수억 원을 수만-수십만 회 팔기 ($10k-100k scale : NVIDIA, Tesla, LVMH)

5) 수십억 원 이상을 수십-수천 회 팔기 ($1m+ scale : TSMC, Palantir, ASML)

[TMI 2] 근데 이 짓을 하던 중 기존에 기대하지 않았던 부가 효과를 얻었으니, 유망해 보이는 주식 종목이 눈에 띈다. CoreWeave, Snowflake & Databricks(아직 비상장), Arista Networks 정도? 특히 CoreWeave가 1픽. 가장 유력한 제2의 엔비디아, 제2의 테슬라가 아닐까 싶은데, 실제로도 언론에서 제2의 엔비디아라고 종종 부르더라. 순서대로 현재 시총이 각각 $51B, $68B, $62B, $147B인데 몇 년 후에 이 숫자가 어떻게 변하려나.

## Anti-YC

![](/thoughts/media/thoughts-2025-07/image-02.jpg)

정답 없는 카오스 속에서 모든 창업가와 VC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북극성과도 같은 진리가 하나 있다면 '고객의 뾰족한 문제에서 시작해야 한다'라는 것. 자신의 문제일 수도, 남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여하튼 대단히 적은 수의 사람이라 한들 뼈저린 고통을 느끼고 있어야 한다. '당신의 제품을 어정쩡하게 좋아하는 100만 명의 고객보다 10명의 열광적인 팬이 낫다'라는 도그마가 이를 함축한다. SISP(Solution In Search of Problem)를 경계해야 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지금에야 모두가 동의하는 진리라지만 이것을 이 정도로 널리 퍼뜨린 건 Y Combinator, 무엇보다 폴 그레이엄이다.

그런데 최근 YC RFS(Request For Startups) 영상에서 'Full Stack AI Company' 개념이 소개되었는데, 이것은 말하자면 기존 회사들과 동일한 유형의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며 인력을 AI로 대체해 비용 측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가져가는 방법론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런 창업이라면 꼭 상술한 Bottom-up의 방법론을 적용해야 하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결국 폴 그레이엄과 YC 사단이 그토록 강조한 '문제의 강도'를 paraphrasing 하면 '시장의 존재 여부'일 텐데 Full Stack AI Company는 이미 존재하는 시장에 우월한 서비스 제공자로서 진입하는 방식이다 보니... 비유하자면 엽기떡볶이보다 모든 면에서 우월한 떡볶이를 6,000원에 판다면 당연히 그걸 사 먹지 않겠나. 물론 그게 엽기떡볶이가 아니라 '뇌 수술 도구'나 '항암제' 같은 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위에서 말했듯 Protect 니즈를 충족시키는 AI-Native 서비스가 아직까지 등장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것과는 다른 맥락이긴 한데 2020년대의 가장 성공적인 & 혁신적인 서비스 ChatGPT가 상기한 방법론과 정반대로 만들어졌음은 대단히 흥미롭다. Chat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이 '뾰족한 문제 방법론 광신도 집단'을 지금의 위치에 올려놓은, 해당 집단의 수장이었음을 감안하면 더더욱... AI의 광범위한 파급력으로 인해 2010년대 모바일 중심 스타트업 씬을 지배했던 MVP, 린 스타트업, 고통스러운 문제 이런 키워드들에 점차 균열이 가는 게 느껴진다. 그래서 위의 100조 프로젝트를 철저한 Top-down 방식으로 진행한 것도 있다.

## Ghost Protocol

![아나데아르마스 만나신다는데 참 부럽습니다](/thoughts/media/thoughts-2025-07/image-03.webp)
_아나데아르마스 만나신다는데 참 부럽습니다_

Full Stack AI Company 아이디어 탐색 과정에서는 Top-down이 우월전략임을 이리도 길게 설파해 놓고도 1)FOMO 2)내 사고의 흐름이 이치에 맞지 않았을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 3)'창업가스러움'에 대한 묘한 도취감 한 스푼이 합쳐져 Bottom-up 방식의 아이템 탐색을 하러 무작정 밖으로 나갔다. 그 유명한 토스의 '고스트 프로토콜'인데, 사람들을 몰래 관찰하며 그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발견하는 과정을 일컫는다. 토스 이전의 아이템 다vote를 접고 토스를 만들기 전에 밖을 돌아다니며 혹은 카페에 죽치고 앉아 사람들을 관찰하며 아이템을 생각했고 그렇게 토스가 만들어졌다는 거의 신화에 가까운 이야기가 떠돈다.

무한승건교 신도로서 따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틀 잡고 하루는 연대 캠퍼스와 신촌 카페, 하루는 서울역과 명동 신세계를 수첩 하나 들고 돌아다니며 세상에 어떤 문제가 있나 유심히 관찰했다. 관찰은 필시 시선의 향함을 요하니 눈빛을 숨기고자 실내에서도 선글라스를 쓰고 다녔는데(치앙마이 가서 샀다가 알차게 쓰고 있다), 명동 신세계 안에서 선글라스 쓰고 다니며 수첩에 뭘 끄적이는 사람을 본 직원들이 뭐라고 생각했을런지 모르겠다.

보통 이런 이야기의 결말은 (토스처럼) '어떤 공간에서 누군가를 보며 이러이러한 영감을 얻었고 기존에 가져왔던 가치관 그리고 생각과 합쳐져 블라블라한 초대박 아이템이 뿅 튀어나왔다!'이건만 현실은 스타트업 시트콤이 아니라서 녹록지 않았다. 아무리 선글라스를 쓴다 한들 모르는 사람을 몇 초 피상적으로 관찰하는 것만으로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기가 너무 어렵더라. 다음은 실제 메모의 일부인데 어찌나 얕거나 허무맹랑한지...

카페 의자 등받이가 너무 깊숙해서 앉기가 불편하다. 책상은 왜 이렇게 낮지?

우산 맨날 챙겨다니는거 너무 귀찮다

KFC에서 음식 언제 나오는지를 왜 알 수 없는거지 너무 짜증나고 오래 걸린다

자동차 와이퍼처럼 옷 입은 상태에서 샤워할 수 있으면 좋겠다 걷다가 땀나면 씻고 갈 수 있게

향을 집에서 맡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 향을 3D 프린터처럼 '프린팅'할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어그 매장이 여름에 장사가 되려나. 반면 크록스 매장은 겨울에 장사하기 싫을거다. 얘네 Airbnb처럼 사업장을 기간 단위로 Share할 수는 없나?

그런데 얼마 전에 토스 Co-founder이신 베이스의 이태양 대표님과 대면하여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토스는 고스트 프로토콜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아니었음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내 이틀 돌리도 ㅜㅜ

## 얼마나 일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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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media/thoughts-2025-07/image-05.png)

세상에 Trade-off의 스펙트럼에 끼워 맞출 수 없는 개념은 사실상 없다시피 해서 Sweet Spot은 대개 극단에 형성되지 않는다. 따지고 보면 '애인의 외모' 같은 것도 기실 Trade-off 관계에 놓이는데, 예쁠수록 불안이 가중되는 탓이다 - 물론 이때의 디메릿은 '예쁜 외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기에 나를 포함한 절대다수가 극단을 선호한다. 아마 '신체적 젊음' 정도는 스펙트럼을 완전히 무시할 수 있겠다.

각설하고 '일하는 시간'은 대표적으로 Trade-off 스펙트럼 위에서 바라볼 수 있으며 응당 그리해야 하는 어젠다에 해당한다. 일을 많이 하면 무엇이 좋나? 물리적으로 더 긴 시간을 성취를 위해 투입할 수 있다. 반대로 일을 적게 하면 무엇이 좋나? 잠과 운동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기에 사고의 품질, 기억력, 체력이 좋아진다. 연애, 가족과의 시간, 여가생활의 포기 따위는 차치하고 보자 - 덜 중요한 게 아니라 아예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서 그렇다. 이 스펙트럼에서 Sweet Spot이 극단에 있지 않음은 분명하다. 0시간(40시간도 마찬가지다) 일해서 유의미한 성취를 이루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하고, 그렇다고 168시간 일하면 1주일을 못 넘기고 죽는다.

그래서 리서치를 한번 돌려봤다. 21세기를 정의한다고 말할 수 있는 창업가들은 1)Early Stage 그리고 2)사업이 얼마간 안정화된 이후 얼마나 일했는지. 계산기를 두드려본 건 아니지만 초기 80시간 / 안정기(스타트업에 안정기라는 표현은 사치긴 하다만) 이후 60시간이 Sweet Spot처럼 보인다. 주 6일로 80시간을 일하려면 매일매일 10 to 1을 해야 하니 그건 좀 무리겠다 싶고, 12x6 + 8x1 조합이 좋아 보인다. 6일은 10 to 12 정도로 일하고 하루는 10 to 7으로... 월스트리트 사람들처럼 밥시간을 아낀다면 10 to 11로도 가능하겠다. 새삼 직주근접 혹은 더 나아가 직주통합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더불어 주 60시간이라면 내 인생의 어젠다인 '성공한 창업가와 성공한 아버지의 양립'이 가능할 것 같기도 하고. 뭐든 어서 궤도에 앉혀야 한다. 사업이든 연애든...

그 와중에 일론 머스크랑 젠슨 황은 진짜 미친 사람들이다. 사업이 성공하고 말고 알 바 아니고 미친 듯이 일한다는 마인드. 특히 황사장님은 나이도 드실 대로 드신 양반이... 항상 즐겁지만은 않겠지만 여하튼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었음에도 모티베이션을 잃지 않고 주 100시간 가까이 일에 몰입할 수 있다는 사실이 존경스럽고 한편으로 부럽다.

## 쿠팡 (배민) 올웨이즈 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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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스타트업 씬은 언제나 욕받이를 필요로 한다. 생각해 보면 스마트폰이 보급되어 인터넷 세상에서의 의견 교환이 활발해진 2010년대 이후로 시대를 대표하는 욕받이 기업이 줄곧 있어왔다. 유니콘 내지는 예비 유니콘급 덩치를 가진 B2C 기업이라면 욕을 먹지 않고 클 요량이 없긴 하다만 그중에서도 유별나게 집중포화를 받는 곳들이 있다. 2010년대의 욕받이는 명실상부 쿠팡과 배민이었다. 한 곳은 돈을 너무 못 벌어서, 한 곳은 돈을 너무 많이 벌어서 욕을 먹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배민은 여전히 1년에 조 단위로 돈을 쓸어 담고 있어서 여전히 욕을 먹는 반면 쿠팡은 보란 듯이 쇼 앤 프루브에 성공했다(물론 다른 다양한 이유로 욕을 먹는다). 쿠팡은 이미 위대한 기업이고 앞으로 더 위대한 기업이 될 것이다.

쿠팡이 흑자전환을 할 즈음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며 그들의 극초기를 연상케 하는 팀이 이름을 날렸으니 바로 올웨이즈였다. Problem Solver라는 당시로서는 얼토당토않게 들렸던 조직 구조에 대한 의심이 팽배했고 얼어붙은 투자 심리 속 블리츠스케일링의 재현은 불가능할 것만 같아 보였다. 두 차례의 강연에서 강재윤 대표님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쟤네 저러다 망한다 저게 되겠냐 절대 안 된다 말하니 그런가 보다 싶어 잊고 살았다. 실제로 하입이 많이 가라앉기도 했었고. 그런데 설왕설래야 많겠지만 올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단다. 이게 설령 재무를 엄청나게 주물러서 나온 결과고 아직 올웨이즈가 건실하지 못한 기업이라 한들 애초에 비즈니스 모델 상 Unit Economics 관점에서 make sense하게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사업이기에 언젠가는 (쿠팡처럼) 대단히 건실한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AI 시대를 맞아 Problem Solver 구조가 놀라운 선견지명이었음을 보여주며 숫자로 증명까지 해버린 올웨이즈는 이제 좋은 쪽으로 인구에 오르내릴 일만 남지 않았을까 싶고, 지금 바통을 들고 뛰는 주자는 다름 아닌 두잇이다. 최근 공개된 다큐멘터리 댓글 창만 봐도 살벌하다. EO 채널 댓글이야 별생각 없이 욕해서 별 이유 없이 욕먹는 경우가 빈번하긴 하다만 이건 심상찮은 수준. 골자는 1)대표의 말에 알맹이가 없고 2)(배민과 같은 맥락에서) 자영업자 고혈 빨아먹는 사업이며 3)(쿠팡, 올웨이즈와 같은 맥락에서) 돈 못 버는 사업이 아니냐는 내용이다.

1)에 대한 인신공격성 가치판단은 유보하고서라도 2)와 3)은 적어도 지금의 상황에서는 맞는 말처럼 보인다. 사실 2)와 3)은 분리해서 볼 수 없는 이야기인데, 두잇이 지금의 '7,900원 한 그릇 무료배달 모델'을 고수한다는 가정 하에 두잇은 2)자영업자 고혈 빨아먹는 사업이 되거나 3)돈 못 버는 사업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쿠팡, 올웨이즈와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다. 커머스 사업에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은 비용 구조 중 고정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인데, 배달 앱의 경우 비용의 대부분이 단위 거래에 종속된 변동비 성격으로 고정비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7,900원이라는 절대 가격과 배송이 오는 메뉴의 퀄리티를 고려했을 때, 말하자면 Unit Economics 관점에서의 계산이 잘 서지 않는다. 변동비를 낮춰서 흑자를 내거나 저항에 부딪쳐 적자를 내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다큐멘터리에서도 대표님이 식사의 문제보다 한 층위 위에서 '1인 가구의 문제를 풀고 싶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으로 보아, 배달 앱을 미끼 상품으로 사용하고 다른 도메인에서 배달 앱의 Cash burn을 상쇄하고도 남는 돈을 버는 방법이 유일한 '건실한 성장'의 시나리오일 것이라고 적어도 지금의 나는 생각한다.

다만 현재 두잇의 BM에 대한 회의를 회사와 이윤석 대표님에 대한 회의 내지는 비난으로 환원시키고 싶지는 않다. 여러 이유가 있는데 일단 나는 소비자로서 두잇을 애용하고 있고 그래서 이 사업이 건실해지길, 내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싼 가격에 괜찮은 식사를 할 수 있길 바라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소비자가 아니었어도 의견이 달라지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심플하게 욕할 이유를 찾지 못해서 그렇다. 백종원 아저씨 나락가는거 보면서 새삼 세상에는 '나는 매사 부화뇌동을 즐기며 독립적 사고를 할 지능이 없는 사람이에요'를 한 톨의 부끄럼도 없이 떠벌리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음을 깨달았다. 두잇이 잘되면 댓글 창 볼만할 거다.

여하튼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방구석에서 글 쓰고 있는 거였고 탄복하며 "윤석님은 계획이 다 있구나"를 외치는 날이 오길 진심으로 바란다. 일체의 비꼼 없이 하는 말...

## 테토녀 가설

![](/thoughts/media/thoughts-2025-07/image-07.jpg)

내가 외적인 측면에서 좋아하는 여성 연예인들 중 MBTI 중간이 ST인 비율이 높은 것을 보고 마냥 신기하다 여겼다(안유진, 민지, 고윤정, 지수, 박규영, etc...). 확증 편향이 개입한 탓이겠거니 막연히 생각했는데 최근에 번뜩 연결고리가 떠올랐다. 내가 좋아하는 외모가 대체로 안 좋게 말하면 '남상'에 가까울 정도의 중성적인 상인데 이는 상대적으로 높은 테스토스테론 비율에서 기인했을 것이고, 내 기준 이른바 '테토녀'와 가장 Correlation이 높은 MBTI는 _ST_인지라... 개인차야 있겠다만 가령 INFP vs ISTP를 비교해 보면 누가 봐도 INFP가 '에겐남/녀'에 가깝다고 생각하지 않겠는가? 이렇게 보니 연애를 못하는 이유를 알게 되는데, 테토녀처럼 생긴 에겐녀를 원하는 탓이다.

실제로 고윤정이랑 박규영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안유진 민지 지수같은 경우 쇼츠로 가끔씩 보면 이 시대의 테토녀가 따로 없다. Gemini한테 물어보니까 흥미로운 가설이지만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일축하는데 AI 주제에 지가 사람 심리와 MBTI에 대해서 뭘 안다고ㅋ 진지하게 신빙성 있다고 느껴지는데 누가 나 대신 연구해서 노벨상 받았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