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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최근 LLM이 보이는 놀라운 발전 속도에 대해 침이 마르도록 상찬을 늘어놓느라 잊어버린 듯 하나 ChatGPT는 분명히 등장으로부터 혁명이었다. 출시 전까지 AI 얼리어답터가 아닌 이상 누구도 모르던 서비스가 출시된 후 불과 5일 만에 100만 사용자를 돌파하며 월드 레코드를 경신했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그러나 그때까지 ChatGPT는 - 두 서비스가 완전히 상이한 방식으로 축조되었음을 차치하고 말하자면 - 조금 더 똑똑하고 재미없는 '심심이'에 지나지 않았다. 상기했듯 출신 성분이 다른 탓에 심심이라면 대답하지 못했을 '맥락 밖의' 질문에도 척척 답해내며 놀라움을 주었지만 뭐랄까, '세종대왕 맥북 투척 사건'의 할루시네이션이 시사하듯 모든 것을 아는 척하는 초등학생 조카를 보는 기분이었다. 대기업이 대학생 학회에게 프로젝트를 의뢰하는 니즈와 내가 ChatGPT에게 문제 해결을 의뢰하는 니즈가 생각건대 그때는 제법 중첩되었을 테다. '너희가 소위 '진지한' 수준의 역량을 갖추었으리라 기대하지 않아, 다만 툭 치면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는 듯하니 어디 한번 털어 보거라.' 말하자면 하청의 하청.
Aha Moment가 찾아온 건 기억하건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다시 생각해 보니 ChatGPT 그리고 LLM의 효용은 진작 느꼈기에 Aha Moment보다는 Wow Moment 정도의 표현을 사용하는 편이 적확하겠다. 단속평형설에서 이야기하는 진화의 과정처럼 모종의 불연속점이 존재했다기보다는 삶 속에 AI가 조용히 스며들었고 정신 차려 보니 AI 없이는 일도 삶도 편히 이어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당근 인턴 3개월을 AI 없이 어떻게 마무리할 수 있었을까? 교보타워 당근 사무실에서 자판을 두드리던 언젠가 AI가 나보다 똑똑함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렸다. 샘 알트만은 2025년 내로 AI가 모든 인간의 지능을 추월할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는데 - GPT-5를 selling하기 위함이었겠지만 - 2024년 말과 2025년 초를 전후하여 나는 진작에 추월당했다.
그렇다면 똑똑함이 당최 무엇이냐는 질문이 자연히 꼬리를 문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똑똑하다'라는 단어의 용례란 실로 다양한데, '아는 것이 많다'가 될 수도 있고, '머리가 비상하다(나는 Brilliant하다는 말을 즐겨 쓴다)', '지혜롭다', '총명하다', '똑부러진다', '기억력이 좋다', '생각의 속도가 빠르다' 모두가 단일한 형용사 하에 Abstraction되어 발화의 맥락에 포함된다. 하나씩 점검하자면 '아는 것이 많음'은 당연히 'GPT가 나보다 똑똑하다고 느꼈다'에서의 '똑똑함'과 거리가 멀다. 누구도 도서관을 두고 똑똑하다고 하지 않으며, 그것이 정의였다면 GPT는 출시로부터 나보다 똑똑했다. 같은 맥락에서 '기억력이 좋다'와 '생각의 속도가 빠르다' 또한 소거된다. 그리고 내가 보기에 GPT는 똑부러진다고 말하기엔 착해 빠졌다. 얼마 전에 GPT와 연애 상담을 했는데, 마치 ENFJ 친구가 상담을 해주는 것과 같은 인상을 받았고 종국에 GPT는 늘 내게 져준다. 그렇다면 GPT가 달성한 똑똑함이라 함은 비상함, 지혜로움, 총명함의 혼합물 비스무리한 것이겠다. 그리고 우리는 이것을 일반적으로 지능이라 부른다.
특히 '비상함'과 '생각의 속도가 빠름'의 합집합을 '지적 순발력'이라 칭하고 싶은데, 이는 무엇보다 AI에 의해 대체당하기 딱 좋고 사적인 이유로 그러하길 바라는 영역에 해당하며 생각건대 여기서 가치 창출의 기회가 생길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암산 이외 영역에서의 지적 순발력이 굉장히 미흡한 터라 면접과 같이 지적 순발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항상 어려움을 겪는데, 얼마 전 동아리 면접을 보면서 '나보다 내 삶을 프롬프팅한 LLM이 면접을 훨씬 잘 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일상 대화에서도 지적 순발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 내 생각에 일상 대화는 본질적으로 면접과 동일한데, 일반적으로 전자의 목적이 즐거움에 놓여있는 반면 후자의 목적이 평가에 놓여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일 뿐이다.
대화와 면접을 본질적으로 동일한 쌍둥이로 일컬음은 인간의 뇌로 말하자면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를 수행하는 과정에 놓여 있다. RAG는 요약하자면 외부 DB에서 연관성 높은 정보를 선별(Retrieval)한 후 기존 출력에 결합해 LLM의 답변을 강화(Augmentation)한 후 보다 고품질의 응답을 생성(Generation)하는 기술인데, 이때 Retrieval-Generation의 과정은 정확히 인간의 두뇌가 동작하는 방식과 동일하다. 소개팅에서 스몰 토크 질문을 받았을 때에도(최근에 가본 여행지 중 어디가 가장 좋았어요?), 면접을 볼 때에도(결이 맞지 않는 사람과의 갈등을 해결한 경험을 이야기해 주세요.), 최근 본 영화의 줄거리를 요약하여 설명할 때에도(<미키 17>을 최근에 봤는데...) 인간은 수많은 감각 기관을 통해 학습하여 뇌내 DB에 저장한 - 실은 엔그램 세포와 시냅스의 토글 등에 불과한 - 언어화된 데이터를 Traverse한 후 그 중 적합한 것들을 모아 답변을 Generate한다. 외람된 이야기이겠으나 인간관계 문제 혹은 고민은 평생토록 나를 괴롭혀 왔고 괴롭힐 예정인데, 일상 대화에서의 지적 순발력이 증강된다면 얼마간 해소될 것임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언젠가 뇌에 심은 칩을 이용해 외부 서버의 LLM을 이용하고, 지금 코딩이 LLM에 의해 대체 및 증강되었듯 일상 대화와 면접 등에서 필요한 지적 순발력이 동일하게 LLM에 의해 대체 및 증강될 날을 꿈꾼다. LLM에 의한 뇌의 Augmentation이 발생할 터이니 진정한 의미의 RAG(현재는 RG)가 인간 두뇌에서 실현된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각설하고 AI(혹은 AGI)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는데, 첫째는 AI가 지금처럼 인간의 훌륭한 조력자로 남아 생산성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키는 여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의견이고, 둘째는 AI가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고 끝내는 대체하여 절대다수의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는 의견이다. 서울대 수시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문득 후자와 관련된 비전이 떠올라 멋들어진 답변을 준비해 갔었는데 수 년이 지나서야 가설이 증명되고 있다. 어떻게 작금의 AI 퀄리티를 보고도 전자의 안일한 의견을 고수하는 사람이 남아있을 수 있는지 모자란 내 지능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럴 때 흔히 'AI에 의해 배관공(꼭 배관공이 아니더라도, 섬세한 육체노동이 해당 직무의 가치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은 대체되지 않을 것이다'라는 투의 반론이 돌아오곤 하는데 무려 일론 머스크께서 휴머노이드 로봇 제작에 착수한 상황에 그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다는 말인가? 개코가 이센스를 국힙 TOP 5에 마지못해 뽑았듯 피터 틸 또한 마지못해 말했다 - 머스크와 반대로 베팅하지 말라.
물론 잡스가 선도한 모바일 혁명 또한 수많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잃게 했고 수많은 공룡 기업을 구시대의 유물로 만들었지만 AI 혁명을 모바일 혁명과 동일선상에 놓는 것은 한심한 소리다. 스마트폰이야말로 철저히 지금까지 존재한 가장 편리하고 (사이즈 대비) 가장 똑똑한 인간의 조력자로서만 기능했고 그럴 수 있었다. 그러나 AI 혁명은 모바일 혁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Impactful하고 본질적인데, 예상컨대 오직 산업혁명만이 비견될 수 있을 것이다. 산업혁명에서 기계가 인간의 근육을 대체했듯 AI 혁명에서 인공지능은 인간의 뇌(지능)를 대체한다. 그리고 언젠가 로보틱스 혁명이 찾아오면 피그말리온의 소망이 현실화될 것이다. 이것은 당연하게도 비가역적이다. 어차피 실패했다지만 일말의 회귀 가능성을 내포할 러다이트 운동 또한 일어날 수 없다. 기계를 파괴하기 위해서는 망치와 둔기 정도로도 충분했지만, AI를 파괴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센터와 서버를 통째로 날려버릴 핵폭탄이 필요할 테니 말이다. 소프트웨어 관점에서 파괴할 수도 있겠지만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을 정도로 똑똑한 사람이 그런 바보 같은 짓을 할 이유가 없다.
그러니까 AI Era에 어떤 직업이 대체되고 어떤 직업이 대체되지 않을지를 예측해 대차대조표를 그려보는 것은 기실 무의미한 행동일 공산이 크다. 산업혁명 시기에도 호사가들은 방직 산업, 화학 공업, 제철 산업 중 어떤 것이 기계와 증기기관에 의해 대체되고 어떤 것이 대체되지 않을지 떠들었겠지만 우리는 그 결론을 명확히 알고 있고, AI가 개발자, 디자이너, M&A 전문가, 전화 상담원 중 누구를 대체할지 진지하게 예측하는 것 또한 그 논의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AI는 General Intelligence를 향해 성큼성큼 나아가고 있고, 이미 내게는 그것(그/그녀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욱 적절할지도 모르겠다)의 지능이 충분히 General하게 느껴진다. 극소수의 인력을 제외하고는 모조리 대체될 것이다. 개발자 등 일부 직무는 이미 취업 준비생들이 위기감을 체감할 정도의 속도로 대체되고 있다. 차라리 대체되지 않을 극소수의 직업에는, 그리고 그 직업을 관류하는 특징에는 무엇이 있을지 예측해 보는 것이 유의미할 수도 있겠다. 많은 사람들은 Work flow의 Non-linearity와 Multi-modality를 AI에 의한 대체 불가능성과 가장 높은 연관성을 지니는 factor로서 꼽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아직까지 가장 발전한 Agent 형태의 AI라 한들 Non-linear하고 Multi-modal한 작업을 처리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은 자명하나, 아무리 회의적으로 생각해도 그러한 종류의 일들을 3년 내에 AI가 해결하지 못하는 미래가 그려지지 않는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Authenticity다. 영어의 맛을 죽이고 굳이 번역하자면 '진정한 사람같음' 정도? 반드시 상대가 진정한 사람임을 전제해야지만 성립할 수 있으며 미래에도 높은 확률로 그러하리라 예측되는 몇몇 일과 감정, 행동이 존재한다. 따라서 예술가, 연예인, 철학자, 고위 영업직 등은 웬만해서 대체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일은 너무나 Non-linear하고 Multi-modal하며 무엇보다 대단히 Authentic하다. 물론 Non-linearity와 Multi-modality는 언젠가 LLM에 의해 정복될 것이다. 그러나 Authenticity의 정복을 위해서는 AI가 지금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무언가로 변화해야만 할 것이다. 그때쯤 되면 AI라는 단어에서 알파벳 A가 떨어져도 모를 수준이리라. 그전까지는 AI가 톨스토이와 테일러 스위프트, 장 폴 사르트르와 조던 벨포트(<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의 모델이 된 실존 인물)를 대체할 수 없을 것이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80 평생 그린 그림의 수보다 OpenAI 서버에서 매 초 generate되고 있는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의 수가 많을 것이며 그중 일부는 '창작'의 영역에 속함이 자명하나, 어떤 단일한 이미지도 하야오가 우리 시대에 선사한 감흥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며 영원히 그러할 것이다. 별개로 정치인과 사업가 등 소위 '리더'들의 경우 그들의 '리더십'을 언젠가 AI가 뛰어넘을 것임을 확신할 수 있으나 완전히 대체되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지금도 매일 알고리즘에게 선뜻 뇌를 의탁하면서도(유튜브와 넷플릭스) 그것이 가시화되어 본인이 알고리즘의 지배를 받았음을 깨닫는 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 거부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많은 사람들이 AI에 의해 대체되리라 예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감히 예상하는 직종 중 하나가 전략 컨설턴트다. 전략학회를 거친 탓에 주변에 컨설턴트 / 컨설팅 펌 오퍼리 / 컨설턴트 지망생 등이 많은데, 그래서 그런가 AI에 의한 경영 컨설턴트의 대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래저래 생각이 많아진다. RA조차 해본 적 없는 사람이 떠듦은 무가치하나 클라이언트의 지불 용의 중 대부분은 컨설턴트들의 똑똑함이 아니라 펌의 이름값과 권위에서 기인하는 탓에 역시 Authenticity가 강하게 개입할 것이다. 다만 업태는 변화할 것이며 그래야만 한다. 소위 전략 수립에 필요한 능력이야 얼마간 Multi-modality를 요하긴 하지만 ChatGPT가 아마도 올해, 길면 2~3년 내에 역사상 존재했던 가장 똑똑한 컨설턴트의 역량을 추월할 것이다. 그러니 근미래의 컨설턴트라 함은 고위 영업직의 부분집합으로 수렴할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한편 RA의 소멸 시점은 정말로 머지않았을 수 있다. 정확히 말하면 RA 포지션이 아니라 인간이 채용되는 RA 포지션의 소멸이고 그 자리는 ChatGPT Deep Research, Grok Deep Search 등에 의해 대체될 것이다. 이들의 쿼리 비용은 최저임금을 하회하는 반면 답변 속도는 RA의 그것을 상회한다. 다시 말해 'RA 포지션을 인간에게 오픈함으로써 그것이 아니었다면 해당 펌에 오지 않았을 인재가 향후 채용되어 만들어내는 이익'을 'RA 포지션을 AI에게 오픈함으로써 만들어내는 이익'이 추월하는 순간이 근 시일 내로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 전자에 유의미한 값이 배정되어 있을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 기껏해야 연고대에서 고등학생 대상으로 주최하는 캠프의 효과 정도랄까. 그러니 우리는 '진짜 인간'에 의해 Research Assistant라는 이름의 계약직 포지션이 채워지는 마지막 사이클을 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잠깐 샛길로 빠지자면 컨설턴트 공장으로서 기능하는 전략 학회도 많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 얼마 전 ChatGPT Plus 사용자에게도 Deep Research 기능을 열어준 틈을 타 심심풀이로 엔쇼 할 때 기획했던 하이퍼클로바X 세션의 논리 구조 작성을 맡겨 보았는데, 똑똑한 서울대생 4~5명이 1주 반 동안 밤 새가며 만든 스토리라인에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이었다. 근래의 Buzzword인 Vibe Coding을 비틀어 말하자면 경영전략 분야에서는 Vibe Flowing과 Vibe Researching의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아직 내가 (그리고 컨설턴트들이) AI보다 장표를 잘 찍지만, 이 해자가 영원할 것이라는 예측은 대단히 멍청하기에 Vibe Powerpointing 또한 시간문제다. 무언가 다른 것들을 가르치고 연습시켜야 한다. 이를테면 AI가 리서치와 장표 제작에서 outperform하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 요청을 해야 하는지(프롬프팅), AI가 찾아준 자료를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구조화), 정말로 유의미하고 형형하게 빛나는 인사이트는 어떤 프레임워크를 통해 도출할 수 있는지(사고법)와 같은 것들. 다시 돌아오자면 어차피 컨설팅 펌에서 다른 일들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고착화된 Fit Interview와 Case Interview의 형태가 선행적으로 바뀔 수도 있겠다.
이처럼 절망적인(어디까지나 인간의 입장 - 기술과 생산성 그리고 세상의 입장에서 보자면 오히려 진보적이고 희망적이다) 미래의 한 가지 판본을 머릿속에 그려보고 나면 도대체 AI 시대에 뭘 해 먹고 살아야 하나요,라는 절망적인 의문만이 남는다. 물론 그 누구도 이 질문에 정확한 답변을 제시할 수 없고 외려 이 질문에 불안감은커녕 자신감으로 가득한 답변을 하는 사람이라면 사짜일 확률이 높다고 보는 편인데, 실리콘밸리 최고의 구루(Guru)들이라 할 수 있는 샘 알트만과 피터 틸조차 AI의 미래에 대해 '계속해서 발전할 것이라는 사실 말고는 진지하게 모르겠다'라는 뉘앙스의 대답을 하는 판국이니 말이다. 공룡보다 바퀴벌레가 폭풍과 쓰나미에 기민히 대처할 수 있는 법이라 일단은 창업을 희망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어떤 사업을 해야 OpenAI와 구글의 마수에서 벗어나 돈을 벌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여기서 꼬리 물기엔 지나치게 볼륨이 방대해질 것이라 생략한다. 아마도 향후 십수 년 간은 매일 아침 일어나면서 그리고 자기 전 반복해서 고민해야 할 주제다.
다만 한 가지 불변할 사실이 있다면 개인의 역량 - Raw Intelligence가 됐든, 언어 능력이 됐든, 경험이 됐든, 네트워크가 됐든 - 의 중요성은 여전히 높을 것이며 어쩌면 지금보다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정확히 부합하는 비유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지만 창작자가 자신보다 고지능의 캐릭터를 창조할 수 없듯 AI 시대의 인간 또한 정확히 자신의 역량과 비례하는 수준의 AI-generated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AI가 점점 자연어를 찰떡같이 알아듣고 있으며 앞으로 자연어 이해 능력은 비약적으로 상승할 것이기에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중요성은 시간에 따라 줄어들리라는 예측을 하고 있으나 여전히 AI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능력은 철저히 개인의 역량과 노력 여하에 달려있을 테다. 그렇다면 의지야말로 유일하게 남아 있을 Authenticity가 될지도 모르겠다. 부단히 공부하고 배우고 향상되어야 할 텐데, 삶을 전례 없이 편하게 만들어준 발명품이 삶의 긴장감과 난도를 끌어올림은 참으로 역설적이다.